[인터뷰] 이정현, '군함도'의 러브콜을 받아 너무 행복했다는 배우 ①

입력 2017-08-09 08:00 | 수정 2017-08-09 10:49
enews24 오미정 기자

이정현은 놀라운 배우다. 예쁘고 아담하고 사랑스러운 외모를 지녔는데, 항상 몸을 아끼지 않는 연기를 한다.

이 영화 '군함도'에서도 그랬다. 이정현은 이 영화에서 위안부 피해자 오말년을 연기했다. 위안부로 군함도까지 끌려왔지만, 강인함을 잃지 않는다. 그리고 저항한다. 이정현이 아니면 어떤 여배우가 이 역할을 할 수 있었을까. 선뜻 떠오르지 않는다. 아마 이 영화의 제작사 외유내강의 강혜정 대표와 이 영화 류승완 감독도 같은 생각을 한 것 같다. 그래서 이정현에게 먼저 러브콜을 보낸 듯하다.

이정현은 제작진의 러브콜에 화답하듯 혼신의 연기를 보여주며 캐릭터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냈다. 이정현의 진가가 다시 발휘되는 순간이다.


-영화에 대한 반응을 봤나. 어떤 마음인가.


"반응에 대해서 내가 얘기하기엔 조심스럽다. 영화에 대한 기대치가 너무 높아서 오히려 좋아하시지 않는 분들이 있는 것 같다. 이 영화를 위해 많은 주연배우뿐 아니라 모든 조단역 배우들 스태프들까지, 정말 많이 고생을 했다. 부족한 점이 보이시더라도 좋게 봐주셨으며 좋겠다."

-영화에 참여하게된 계기는?

"제작사인 외유내강의 강혜정 대표님에게 직접 전화를 해 주셨다. 그 전화를 받고 너무 좋았다. 당장 한다고 했다. 내로라 하는 배우들이 그 역할을 탐냈을텐데 나에게 얘기를 해주셔서 정말 감사했다. 그 이후 시나리오를 읽어보라고 보내주셨는데 시나리오도 너무 좋았다. 일본은 나쁘고 대한민국은 무조건 좋다는 시각이 아니라는 점이 좋았다. 그렇게 이분법적으로만 그리면 영화가 훨씬 쉬웠겠지만 감독님은 그런 부분을 포기하고 현실감있게 상황을 그렸다. 그 지점은 류 감독님이 정말 용감하게 그려낸 것이라 생각한다. 내가 맡은 말년 캐릭터의 경우 위안부 피해자임에도 강하게 그려주신 점이 특히 좋았다."

-제작진이 왜 이정현을 캐스팅했다고 생각하나.

"강인한 역할을 잘 할 것이라고 생각하신 것 같다. 나에게는 강한 캐릭터가 많이 들어온다. 나 역시 그런 캐릭터에 끌리는 것 같기도 하다. 사실 로맨스나 로맨틱 코미디도 하고 싶은데 그런 영화가 별로 없다.(웃음) 전작인 영화 '스플릿'의 경우 내 기준에서 너무 평범한 여성의 캐릭터라 당장 하겠다고 했었다. '스플릿'은 이래도 될까 싶을 정도로 편하고 재미있게 촬영했다."

-이 영화 전에 군함도에 대해 알고 있었나.

"MBC '무한도전'을 통해 처음 알게 됐다."

-주인공 가운데 강옥의 딸 소희 역을 맡은 아역 김수안을 제외하고 유일한 여성이다. 책임감이 컸을 것 같다.

"류승완 감독님의 영화는 시나리오도 보지 않고 하겠다는 배우들이 대부분이다. 그런데 나에게 먼저 제안을 주셨으니 당연히 책임감이 컸다. 감독님이 보내주신 다큐멘터리도 다 찾아봤고, 다이어트도 했다. 감독님 사무실에 찾아가서 말년 캐릭터 관련 아이디어도 내고 그랬다. 말년이 사투리를 쓰면 더 강인하게 보이지 않겠느냐고 제안도 했다. 그래서 말년이 사투리를 쓰게 됐다. 편집이 되긴 했는데, 말년이 노래를 부르는 장면에서의 곡 선택도 내가 했다."

-다이어트 얘기가 나왔는데, 37kg까지 감량했다고 들었다.

"말년 캐릭터를 위해 깡마른 몸이 필요했다. 그래서 다이어트를 했다. 감독님이 요구하신 것은 아니다. 내가 먼저 말년의 어깨가 드러나는 신에서 뼈가 앙상하게 드러나면 어떻겠느냐고 제안했다. 37kg까지 빼니까 갈비뼈가 보이더라. 좀 힘들긴 했지만 건강하게 잘 뺐다. 어깨 노출신을 촬영한 후 바로 다이어트를 끝냈다. 그 촬영 이후 강혜정 대표님이 꽃등심을 사주셨다.(웃음)

그런데 촬영장에서 나만 살을 뺐던 것은 아니다. 조단역 배우들까지도 실제 징용 당한 사람처럼 보이기 위해 살을 뺐다. 그 가운데에는 20kg이상 감량한 배우도 있다고 들었다. 촬영 현장에 다이어트 하는 사람들을 위한 식단이 마련돼 있어서 함께 먹으며 뺐다. 그만큼 모든 배우들이 함께 노력을 했다. 촬영 전 다큐멘터리를 보면서 위안부 피해자들이 밥 먹을 시간도 없이 수모를 당해 정말 많이 말랐었다는 내용을 접했다. 정말 많이 울었다."

-가장 힘든 촬영은 무엇이었나.

"탈출신이 가장 힘들었다. 나 뿐만 아니라 다른 배우들에게도 힘든 촬영이 아니었나 싶다. 하루에 한 신밖에 못찍을 정도였다. 그 장면에서는 내가 총격 액션을 보여준다. 그런데 그 총이 실제처럼 보이게 하기 위해 무겁게 만들어졌다. 총은 무겁고 장전은 어렵고 그랬다. 완전히 짜여진 동선이 있기 때문에 내가 조금만 잘못해도 다시 촬영을 해야하는 상황이라 긴장이 많이 됐다. 집중을 안하면 다 흔들리는 것이다. 다행히 나때문에 다시 촬영을 한 적은 없다. 그 부분을 많이 도와준 것이 소지섭이다. 정말 감사하고 고마웠다. 소지섭은 액션에 있어 타고난 배우인 듯하다."

-소지섭과 러브라인이 있다.

"동지애로 시작한 감정이다. 멜로라인은 관객의 생각에 맡겼다. 소지섭과는 호흡이 잘 맞아서 OK사인이 잘 났다. 너무 즐겁게 촬영했다. 몸은 힘들었지만. 값진 경험이었다."

-데뷔년도로 볼 때 이정현이 소지섭의 선배라고 하더라.

"소지섭이 인터뷰를 한 후 문자가 왔다. 선후배 부분에 대해 정리하자고. 내 데뷔작 '꽃잎'은 1996년에 개봉했다. 촬영은 1995년에 했다. 나는 분명히 내가 데뷔하기 이전에 소지섭이 패션 모델 활동을 한 것이 기억나는데, 자꾸 아니라고 한다. 결국 내가 선배를 하는 것으로 정리가 됐다. 소지섭의 선배가 되는 것은 정말 싫다. 내가 후배였으면 좋겠다.(웃음)"

-말년의 몸에 있는 문신은 어떤 의미인가.

"실제 위안부 피해자 가운데, 일본 군인들이 문신으로 몸에 낙서를 해 놓은 분들이 있다더라. 문신뿐 아니라 영화 속 위안부가 고문당하는 장면도 실제라고 들었다. 실제 그런 일이 있었다고 증언하는 영상을 봤다. 그 얘기를 듣고 정말 많이 울었다."

-인터뷰②에서 이어짐-

사진 제공 = CJ엔터테인먼트 / '군함도' 스틸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