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남지웅 대표 "'임진왜란1592' 영화화에 120억 투자? 가치有"①

입력 2017-08-11 13:58 | 수정 2017-08-11 14:21
enews24 김지연 기자

임진왜란 상황을 드라마로 재구성한 5부작 드라마 '임진왜란1592'. 지난해 9월 방영 당시 10%에 육박하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예상치 못한 성공을 거둔 이 작품은 KBS에서 제작한 여타 드라마와는 궤를 달리 한다.

드라마국이 아닌 KBS 교양국이 제작한 국내 첫 극사실주의 팩추얼드라마이기 때문이다. 더욱 놀라운 점은 '임진왜란1592'를 연출한 김한솔 PD가 대본까지 직접 썼다는 것이다. '역사스페셜' '추적60분' 등을 연출해온 다큐멘터리 전문 PD지만 드라마 대본 작업은 처음임에도 불구하고 김한솔 PD의 '임진왜란1592'는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임진왜란1592'는 '뉴욕 Film&TV 페스티벌'에서 작품상 금상 및 촬영상, '휴스턴 국제 영화제' 심사위원 특별상 그리고 한국의 에미상이라 불리는 제 44회 한국방송대상에서 올해 최고의 영예인 대상을 품에 안았다.

시청자들의 호응이 뜨거웠던 것은 물론 각종 상을 거머쥐며 인정받은 만큼, 상업성과 작품성이란 두 마리 토끼를 다잡은 보기 드문 사례가 됐다.


아니나 다를까 화제작 '임진왜란1592'의 영화화가 추진, '귀선(龜船·거북선)'이란 타이틀로 영화 제작이 확정됐다. 시청률이 잘 나오고 각종 시상식에서 상을 받았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일까. 아니다. '임진왜란1592' 제작을 일찌감치 알게 된 트리니티엔터테인먼트 남지웅 대표가 가능성을 빨리 알아보고 이 작품이 전파를 타기도 전 영화화를 기획했다.

특히 KBS가 기획하고 트리니티 엔터테인먼트와 KBS 자회사 몬스터 유니온이 공동 제작하는 영화 '귀선'에는 순수제작비로만 무려 120억원이 투입된다. 무엇이 남지웅 대표를 움직여 이런 투자를 하게 만들었을까.

"'임진왜란1592'가 촬영을 시작했을 무렵, 배우들 사이에서 말이 많았다. 교양국 PD가 드라마를 찍는데 예사롭지 않다는 것이다. '임진왜란1592'에 출연한 이철민 배우가 보통사람이 아닌 것 같다며 김한솔 PD를 꼭 한 번 만나보라고 추천했다."

이게 시작이었다. 김한솔 PD와의 만남이 남지웅 대표를 '임진왜란1592'의 영화화를 추진하게 했다.

"호기심이 발동해 갖게 된 만남이었다. 얘기를 나누면서 어떤 걸 하고 싶냐고 물으니 임진왜란 하면 늘 불멸의 이순신에만 초점을 맞추지만 영화 '퓨리'처럼 거북선에 포커스를 둔 작품을 만들고 싶다고 하더라. 드라마를 직접 찍고 대본까지 쓰면서 거북선과 관련해 방대한 자료를 수집한 모습을 보고 그것을 바탕으로 영화도 할 수 있겠구나 싶었다."

사실 이런 시도는 없었다. 드라마를 찍던 PD들이 영화계로 옮겨가 영화를 만든 적은 있지만 KBS라는 드라마를 만드는 곳에서 영화 제작사와 손잡고 자사 PD가 메가폰을 잡게 해 영화를 만들게 하다니, 역시 모두가 콘텐츠의 중요성을 깊게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렇다고 상업성을 간과한 것은 아니다. 남지웅 대표는 사실에 근거해 상업적으로도 흥행할 수 있는 작품이 될 것이라 자신했다. 남 대표는 앞서 '친구2' '기술자들' '보통사람' '미운 오리 새끼' 등의 영화를 제작했다.
"우리 회사는 굉장히 단순하다. 영화제작을 결정하는 딱 하나의 기준은 재미있느냐 없느냐다. 어떤 장르의 영화든 시나리오가 어렵고 무언가 설명해야 한다면 2시간 동안 관객을 고문하는 것과 같다. 회사 PD들과 시나리오를 읽어보고 재미있다는 의견이 모아지면 만든다. 그런 점에서 '귀선' 역시 다르지 않았다."

일사천리로 결정된 '임진왜라1592'의 영화화. 그런데 남지웅 대표는 '귀선'의 감독으로 김한솔 PD를 선택했다. 한 번도 영화를 찍어보지 않은, 그것도 교양국 PD에게 맡기다니 굉장한 모험 같아 보였다.

"김한솔 PD와 같이 작업해야겠다고 생각한 계기는 영화를 팩트에 근거해서 할 수 있다는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누구보다 고증을 많이 했고 임진왜란과 이순신 장군 그리고 거북선에 대해 많이 알고 있는 사람 중 하나였다. 작업실에 가면 책들이 도서관처럼 가득 있는데 전부 임진왜란 관련 책이다. 물론 영화가 2시간 동안 이런 사실만 다룰 순 없다. 스토리와 연출력도 있어야 하는데 그 점은 '임진왜란1592'를 통해 이미 검증이 됐다고 생각한다. 각종 상을 휩쓸고 이례적인 시청률을 기록하며 화제를 모았다. 드라마가 방영되기 전 이미 영화화를 결정한 나로서는 진짜 감사한 일이다. 제작자로서 감독에 대한 신뢰가 없으면 배가 산으로 가는데, 그런 점에서 김한솔 PD를 전폭적으로 신뢰한다."

남지웅 대표는 120억이라는 어마어마한 액수가 투자되는 영화 '귀선'과 연출을 맡은 김한솔 PD에 대해 무한한 믿음을 드러냈다. 완성도 있는 작품이 될 것이란 확신 때문이다.

"준비도 오래했고 시나리오 역시 완성도가 있는 만큼 좋은 배우들을 만나 더욱 빛날 것이다. 잘 만들어서 작품으로 승부를 보겠다."

'귀선'은 프리 프로덕션 단계를 마무리 지은 후 내년 초 본격적인 촬영에 들어간다. 작품성과 흥행, 모두 다잡겠다는 남지웅 대표의 결단력 있는 선택이 빛을 발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사진=허정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