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윤계상 "'범죄도시' 악역 제안, 환호했다" ②

입력 2017-10-11 08:00 | 수정 2017-10-11 11:33
enews24 오미정 기자

시작은 아이돌 가수였다. 하지만 이제는 그 모습이 선뜻 생각나지 않는다. 지금은 배우가 훨씬 더 어울린다. 윤계상이다.

영화 '범죄도시' 속 윤계상은 강렬하다. 밑도끝도 없는 악역 장첸을 맡아 강한 캐릭터 연기를 보여줬다. 윤계상이 이런 연기까지 하는 배우라니, 놀라울 따름이다.

윤계상이 연기한 장첸은 감정이 거세된 악당이다. 긴 머리를 묶어 강렬함을 표현한 것은 윤계상의 아이디어다. 윤계상은 "머리가 답답해 힘들었다"면서도 "나는 힘들었지만 영화에서 볼 때에는 정말 잘 한 일"이라고 웃었다. 윤계상의 선택은 옳았다. 지난 3일 개봉한 '범죄도시'는 추석 연휴 마지막날인 8일 깜짝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르며 흥행 역주행을 시작했다.
-인터뷰 ①에서 이어짐 -


-순하고 착한 이미지의 연예인이었다. 그런데 최근 선택하는 캐릭터는 매우 강하다. 이유가 있나.

"새로운 역할을 찾는 것이 배우로서의 내 역할이다. 나는 신선함이 갖고 오는 힘이 좋다. 나는 아직 여러가지 시도를 해야하는 배우다. 이번 작품의 경우, 나에게 악역을 줬다는 점 때문에 정말 기뻤다. 나에게는 이런 캐릭터를 잘 안준다. 처음이다. 이 영화 제작자인 원석이 형(장원석 비에이엔터테인먼트 대표)이 나와 함께 '비스티 보이즈'를 할 때 내 강한 모습을 봤다. 내가 눈동자 아래가 조금 떠 있다. 날카로운 눈인데, 다들 순하게 본다.(웃음) 원석이 형이 이런 캐릭터를 줘서 정말 환호를 지를듯 기뻤다."

-작품 선택의 기준은 무엇인가.

"그냥 꽂히면 한다. 작품 사이즈도 고려하지 않는다. 내가 꼭 필요한 작품인지, 내가 소모품으로 쓰이는 작품인지, 소모품으로 쓰인다면 의미는 있는지 등에 대해 스스로에게 질문한다. 의미없는 짓은 하고 싶지 않다. 나 때문에 이야기에 힘을 얻을 수 있다면 한다. 이 사람도 하고 저 사람도 할 수 있는 역할을 굳이 하고 싶지는 않다. 내가 필요하다고 하면 달려가는 것이다. 요즘 먼저 어떤 역할을 하고 싶다고 연출가를 찾아가는 배우도 많은데, 낯가림이 심해서 그렇게는 못한다."

-아이돌 가수로 시작해 당당한 영화의 주연배우다. 여러가지 경험이 본인의 연예 활동에 어떤 도움이 되나.

"배우에게 경험이 많다는 것은 정말 좋다. 배우는 누군가를 가짜로 만들어내는 직업이다. 경험치가 많으면 정말 쓸모가 있다."

-지금까지 맡은 캐릭터 중 개인적으로 어떤 역할이 가장 마음에 와 닿았나.

"발레교습소'의 민재가 가장 기억에 많이 남는다. 정말 나 같다. 이것저것 느껴보고 싶고, '괜찮아' 소리 한번 듣고 싶고, 엄마아빠와 친해지고 싶은데 그러지도 못하고, 그런데 반항심도 많고. 나도 느꼈던 어릴 때의 그 느낌을 민재 캐릭터로 고스란히 끄집어 냈다. 꼭 민재가 아니더라도 나는 서러운 청춘을 연기할 때 마음에 와 닿았다. 나 역시 청춘이 서러웠다. 20세 때까지 우리 집에는 내 방이 없었다. 13평 정도의 집에서 다섯식구가 같이 살았다. g.o.d 로 데뷔 준비를 할 때에도 정말 힘들었다."

-가족들이 윤계상의 성공을 정말 기뻐할 것 같다.

"집안의 자랑이다. 부모님께는 내가 희망이다. 가난했지만 나는 정말 집에서 사랑을 많이 받았다. 특히 할아버지의 사랑을 많이 받았다."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은 무엇인가.

"역시 '발레교습소'다. 내 첫 영화작품이었는데, 그 작품을 변영주 감독님과 함께 했다. 그리고 김민정 이준기 온주완 김동욱 등 정말 좋은 배우들과 함께 했다. 당시 이성민 선배님도 단역으로 출연하셨다. 첫 작품을 이런 감독, 이런 배우들과 함께 했다는 것은 나에게 정말 천운이다. 게다가 이 작품으로 백상예술대상에서 남자신인연기상도 받았다. 그 때 배운 것이 정말 많다."
-어떤 것들을 배웠나.

"배우로서의 태도에 대해 많이 배웠다. 변영주 감독님이 '이 바닥에 이 영화 한 편을 만들기 위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절실하게 매달려 있는지 아느냐'고 물으셨다. 그 절실함을 배웠다. 그래서 나도 정말 절실하게 연기하려고 했다. 이 작품 이후로 욕심을 내기보다 절실히 일하자는 마음으로 일했다. 어차피 평생 할 일 욕심내지 말자는 마음이 들었다."

-끝으로 '범죄도시'의 홍보 멘트 한 마디 해 달라.

"돈이 아깝지 않은 영화다. 다른 작품도 재밌지만, 다른 작품을 보고 이 영화를 봐도 좋을 것 같다.(웃음)"

사진 = 메가박스 플러스엠/키위미디어 그룹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