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천우희, '써니' 불량소녀에서 韓대표 女優로 '비상'

입력 2017-10-11 16:30 | 수정 2017-10-11 16:48
enews24 김지연 기자

배우 천우희가 대중에게 처음 눈도장을 찍은 건 영화 '써니'(2011)를 통해서다. 2004년 영화 '신부수업' 단역으로 연기활동을 시작했으니 그녀 역시 많은 배우들이 그렇듯 7년여 간 기다림의 시간이 필요했다. 그래도 '써니'를 통해 그해 대종상과 청룡영화상 여우조연상 후보에 오른 천우희는 이 시기를 기점으로 연기 인생에 전환점을 맞았다. 천우희의 연기 인생이 드디어 빛을 보기 시작한 것이다.
하지만 빛이 있으면 그림자가 있는 법. '신부수업'에서도 이름없는 불량학생을 연기했던 천우희는 '써니'에서 연기한 불량학생 이상미가 너무도 강렬했던 탓일까. 이후 몇 년의 공백을 갖게 됐다. 천우희는 이 시기를 '슬럼프'라고 했다.

"신인이지만 캐릭터가 마음에 와닿지 않으면 오디션 자체를 보지 않았다. 그만큼 연기에는 자신있었다. 실제로 '써니'까지만 해도 오디션을 보면 항상 잘되는 편이었다. 그런데 '써니'가 끝나고 한참 공백이 생겼다. 그때 처음으로 슬럼프를 겪었다. 늘 '나는 괜찮을 거야, 잘될거야'라는 생각을 갖고 살았는데 당시 '세상에 나와보니 내가 생각보다 보잘 것 없는 존재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세상의 중심에 있다 한 알의 모래가 된 느낌이랄까. 그래서 절망적인 감정이 많이 들었다. 하지만 그 시기 덕분에 요즘 마음껏 연기할 수 있는 상황에 대해 더 감사한다. 그 시간이 없었다면 감사함도, 소중함도 몰랐을 것이다."

당시만 해도 천우희하면 '불량학생' 이미지를 떠올리는 사람이 많았지만 2017년의 천우희는 한 가지 색깔로 단정할 수 없는 배우가 됐다. '한공주'(2014)를 시작으로 '타짜:신의 손' '카트' '손님' '뷰티 인사이드' '해어화' '곡성' 등 다수의 작품에 매번 다른 캐릭터로 대중과 만나며 새로운 연기를 선사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최근 종영한 첫 드라마 tvN '아르곤'을 통해서는 파업 참여를 이유로 해고된 기자들의 공석을 채우기 위해 특채로 채용된 계약직 기자 이연화를 맡아 그 인물이 겪게 되는 감정적 고충과 끝까지 진실을 추적하는 기자의 모습을 진정성 있게 그려내며 호평을 이끌었다.

어떤 캐릭터를 맡아도 자신만의 연기로 소화하는 천우희는 이제, 국내 연예계를 이끄는 대표 여배우가 됐다. 특히 연기하는 작품마다 남다른 사회적 메시지를 안긴 그녀의 연기는 많은 이들에게 깊은 울림을 안겼다.

"어떤 사회적 이야기나 그런 발언을 하는 게 솔직히 배우로서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출연하는 작품이 사회적 메시지가 있는 작품이 많았다. 각자 생각이 다르기 때문에 누군가에게 어떤 생각을 강요할 순 없지만 연기로 보여줄 수 있고, 작품으로 얘기할 수 있어 나도 모르게 그런 선택을 한 것 같다.(웃음)"
직접적인 말보다는 행동으로, 작품으로 보여주겠다는 천우희. '아르곤'으로 드라마의 포문을 연 만큼 영화, 드라마를 오가는 왕성한 활약을 기대해 봐도 좋을 듯하다.

사진 제공=나무엑터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