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스타톡] 임창정, 다 잘하는데 코미디까지 잘하는 배우

입력 2018-03-06 12:00 | 수정 2018-03-06 15:24
enews24 오미정 기자

임창정은 그야말로 만능인이다. 노래와 연기만 잘하면 만능 엔터테이너라고 하겠지만, 사업까지 잘하니 만능인이라는 표현이 어울릴 것 같다. 재주도 많은데 부지런하기까지 하다. 끊임없이 무언가를 하고 끊임없이 부딪친다.

혹자는 톱배우 임창정이 왜 저렇게 열심히 사느냐고 묻기도 한다. 하지만 임창정은 계속 새로운 일을 하는 것이 행복이라고 말한다. 톱 배우들은 '자기관리'라는 미명하에 활동을 극도로 줄인다. 자신의 이름이 맨앞에 나오는 일이 아니면 절대 움직이지 않는다.

그런데 임창정은 다르다. 웹 예능에 출연하기도 하고, 다른 배우들의 쉽지 않은 부탁도 스스럼 없이 들어준다. 개인주의가 만연한 사회에서 점점 낯설고 희귀한 단어가 되어가는 그 '의리'라는 가치를 몸소 실천하는, 사람좋은 배우다.

이 영화 '게이트'에서도 그랬다. 임창정은 신재호 감독의 열정과 착실함에 반해 영화 제작까지 하게 됐다. 그는 영화 '치외법권'으로 신 감독과 호흡을 맞춘 적이 있다. 흥행에는 성공하지 못했다. 그럼에도 그는 신 감독의 열정까지 폄하하지 않았다. 신 감독의 가능성을 봤고, 그렇게 다시 손을 잡았다. 그 덕분일까. '게이트'는 신 감독 역대 작품 가운데 가장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제작자인 임창정은 이 영화에서 정말 많은 일을 했다. 주인공 규철을 연기했고, 각색에도 참여했다. 영화 음악도 맡았고, 캐스팅도 했다. 제작비도 댔다. 임창정의 열정에 박수를 보내지 않을 수 없다.

-영화는 어떻게 봤나.

"생각보다는 잘 나온 것 같았다. 기대해 볼 만 하다. 시사 후 만족도가 꽤 괜찮았다. 시나리오보다 잘 나온 부분이 있었다."

-본인이 연기한 규철 캐릭터는 기억을 잃은 검사다. 주연인데 규철의 비중보다 민욱(정상훈)의 비중이 높더라. 이유가 있었나.

"일부러 규철 캐릭터가 너무 튀어 보이지 않게 하려고 노력했다. 민욱 캐릭터의 비중이 높은 것은 영화의 유쾌함을 주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된 것이다."

-영화에서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이 연상되는 장면이 있었다.

"처음부터 그걸 생각한 것은 아니다. 단지 패러디를 통해 웃기고 싶었을 뿐이다. 거대한 얘기를 하려다 하지 못한게 아니라 그냥 조금 차용한 것이다. 변두리 좀도둑이 그런 큰 사건을 만났을 때 어떤 일이 벌어질까 하는 것이 우리 영화의 주된 스토리다. 국정농단을 진지하게 다룬 것은 절대 아니다."

-이 영화를 직접 제작했다. 캐스팅, 각색 등 많은 일을 헀다고 들었다.

"캐스팅에 대해선 정려원, 이경영 선배님 등 배우들에게 시나리오가 갔다는 얘기를 듣고 잘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 정도였다. 이경영 선배님을 유쾌하게 풀면 재밌겠다고 생각했는데 작품에 출연해주셔서 감사했다. 실제로 이경영 선배님이 웃기다. 해커 원호 역의 김도훈과 미애 역의 김보민은 오디션을 보고 뽑았다. 연기를 잘 하더라.

정상훈은 내가 추천했다. 순발력이 뛰어나고 연기를 잘 하는 친구다. 정말 대단하다. 그런데 성실하기까지 하다. 잘 될 수 밖에 없는 배우다. 친한 동생이 됐다. 그 외에도 시나리오 각색, 제작비 지원 등을 했다. 영화 제작사도 만들었다. 이 영화를 제작한 삼삼공구 영화사는 승승장구라는 뜻이다. 내 전화번호 뒷자리이기도 하다. 영화 음악에도 참여했다."

-신재호 감독과 앞서 영화 '치외법권'을 함께 한 바 있다. 그런데 이번에는 신 감독의 영화를 제작했다. 호흡이 잘 맞나보다.

"신 감독은 친한 동생이다. 인간 대 인간으로 좋아하는 동생이다. 신 감독의 시나리오를 모니터 해주다가 제작에 발을 담그게 됐다. 시나리오가 재미있었다. 처음에는 우정출연하고 영화 음악 정도 해줘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일이 커졌다. 신 감독이 내가 출연하면 조금 더 수월하게 투자, 배급이 될 것 같다고 도와달라고 하더라. 형으로서 그냥 신 감독이 잘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본인에게 이 작품은 어떤 의미인가.

"나에게 어느 하나 소중하지 않은 작품이 없다. 흥행이 안되면 당연히 속상하다. 이 작품 역시 소중한 작품이다."

-계속 제작을 할 생각인가.

"마음은 하고 싶다. 하지만 환경에 따라 달라질 것 같다."

-몇해 전부터 다문화 가정에 대한 얘기를 영화로 만들겠다고 했었다. 어느 정도 진행됐나.

"그 시나리오는 일단 손을 좀 놓았다. 아직 역량이 좀 더 필요할 것 같았다. 내가 부족함이 많더라. 내가 내 아집에 사로잡혀 있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좀 더 공부를 해야할 것 같다."


-'소주한잔' '모서리 족발' 등 여러 요식업체를 운영한다. 하는 것마다 잘 되고 있다.

"실무를 하는 분들이 힘들지 나야 뭐 힘들 게 없다. 좋은 분들을 만나서 잘 할 수 있었다. 즐기면서 하고 있다."

-제주도에서 생활하고 있다. 어떤가.

"너무 좋다. 지금 서울 일정 때문에 서울에 와 있는데, 지금도 제주도에 가고 싶다. 아이들, 아내도 너무 좋아한다. 늘 자연과 함께 생활할 수 있어 좋다. 높은 산도 있고 바다도 있다. 6일날 평화마을에 입주한다. 기대된다."

-이 영화의 흥행에 대한 생각은?

"중요하진 않지만 잘 됐으면 하는 바람은 갖고 있다. 흥행은 하늘에서 주시는 선물이 아닌가 싶다. 기대는 한다. 나는 원래 긍정적인 사람이다. 실패해도 금방 회복한다. 그리고 또다른 무언가를 하려고 궁리한다. 이 영화는 그냥 유쾌한 상상에 대한 얘기를 가볍게 한 것이다. 우리가 가진 미덕 안에서 100%를 만들었다고 자부한다. 즐겁게 봐 주셨으면 좋겠다."

사진 = 허정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