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류준열 "'독전'의 락, 처음으로 감정이 남은 캐릭터"

입력 2018-06-12 10:00 | 수정 2018-06-12 11:00
enews24 오미정 기자


류준열은 최근 영화계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배우다. 많은 배우들이 류준열 또래의 배우 가운데 연기력이 제일 좋은 배우로 류준열을 꼽는다. tvN 인기드라마 '응답하라 1988'로 반짝 뜬 스타인줄 알았는데 그 작품 이후 필모그래피를 보니 스타가 아니라 배우가 되고 싶어하는 류준열의 의지가 보인다. 류준열은 '택시운전사' '더킹' 등 작품에 배역의 크기를 가리지 않고 출연해 인상깊은 연기를 보여줬다.

그랬던 그가 이번 작품 '독전'에서는 제대로 '포텐'을 터트렸다. 왜 주목받는 배우인지 스스로 증명해낸 류준열이다. 조진웅, 차승원, 고(故) 김주혁 등 쟁쟁한 배우들과 연기하면서도 제 몫을 톡톡히 해냈다. 영화계 안팎에서의 칭찬이 자자하다는 말에 류준열은 "감사하다"며 "나는 인복도 많고 작품운도 좋았다. 좋은 작품에서 좋은 선배들을 만나 연기한 덕분"이라고 겸손하게 웃는다.

류준열은 '독전'에서 조직으로부터 버림받은 연락책 락 역을 맡아 전에 보여주지 않은 연기를 선보였다. 그는 "무표정하지만 내면에 소용돌이치고 있는 감정은 무엇일까 하는 부분을 고민하며 연기에 임했다"고 했다. 이제는 꽤나 많은 관객들이 정체를 알고 있는 '락'이라는 캐릭터에 대해 물었다.


"나는 락의 모든 점을 의심하면서 접근했다. 락이 자신의 어린 시절에 대해 원호(조진웅)에게 말하는 장면이 있다. 거기에서 락이 밀항에 대한 얘기, 어릴 때 신분 바꿔치기를 한 얘기 등을 한다. 나는 어쩌면 그게 다 거짓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으로 락이라는 캐릭터에 접근했다. 이 캐릭터를 연기하며 처음으로 '캐릭터의 감정이 남는다'는 경험을 했다. 연기자로서 너무 소중한 경험이다. 영화도 너무 재미있었다. 관객으로 볼 때에도 시간 가는 줄 모르겠더라."

류준열의 말처럼 락은 모든 것이 의심스러운 캐릭터다. 어디까지가 사실이고 어디까지가 진실인지 모르는 인물이다. 영화 내내 미소 한 번 짓지 않는다. 그런 락이 류준열에게도 쉬운 캐릭터는 아니었다.

"인물을 어 떻게 연기할까 정말 고민이 많았다. 내가 가진 능력 안에서 준비를 하긴 했는데 좀 부족한 점이 있었던 것 같다. 촬영 초반에 이해영 감독님과 캐릭터에 대해 이견이 있었다. 하지만 촬영 회차가 거듭될수록 NG가 줄어들고 OK가 늘었다. 나중에는 감독님이 첫 테이크에서 OK를 하시더라. 내가 오히려 몇 번 더 가자고 했을 정도였다. 그런데 결국 최종 편집에 사용된 것은 첫 테이크였다. 괜한 시간 낭비를 했다 싶었다.(웃음) 감독님이 워낙 시나리오를 잘 쓰셔서 이번엔 애드리브도 전혀 안했다."

류준열에게 이 영화 촬영 중 가장 힘들었던 부분을 물었다. 그랬더니 그는 이 영화의 엔딩컷을 꼽는다.

"노르웨이에서 찍은 엔딩신이다. 조진웅 선배님과 이 컷을 찍고 포옹을 했다. 무언가 다 해소가 된 느낌이었다. 락이라는 캐릭터에 대해 조금 더 알게 된 것 같기도 했다."

이 영화에는 조진웅, 차승원, 고(故) 김주혁 등 연기력이 만만치 않은 배우들이 출연한다. 주요 배역 가운데 막내인 류준열에게 선배 배우들에 대해 물었더니 끝없는 찬사가 이어진다.

"나는 정말 인복이 많다. 지금까지 너무 좋은 배우들과 함께 했었다. 이번 작품에서 만난 조진웅 선배님도 정말 대단했다. 말로 표현하기 힘들 정도로 열정적이다. 지치지 않고 치열하게 연기를 하신다. 그리고 캐릭터를 완벽하게 만든다. 연기를 정말 즐기고 있는 모습이었다. 내가 닮고 싶은 모습이기도 했다."

선배들에 대한 그의 말이 이어졌다.

"조진웅 선배뿐 아니라 모든 선배들이 열연을 보여주시더라. 턱이 빠질 정도로 넋을 놓고 봤다. 대본 리딩을 할 때의 모습과 실제 연기를 할 때의 모습이 완전히 달랐다. 캐릭터에 대한 예상이 모두 빗나갔다. 특히 김주혁 선배님이 놀라웠다. 선배님이 연기하신 진하림의 경우 자칫하면 식상하고 뻔할 수 있는 캐릭터인데 정말 상상도 못한 방식으로 연기를 하셨다."

'독전'의 미덕은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력이다. 이는 비단 주연배우들게 국한되지 않는다. 조연배우들도 뛰어난 연기력을 보여주며 극의 완성도를 높였다. 특히 농아남매를 연기한 김동영과 이주영의 연기력이 눈에 띈다. 류준열은 이들 배우들과 많은 신에서 호흡을 맞췄다.

"두 배우와 나는 또래다. 수화 연기 때문에 미팅을 많이 했다. 김동영은 말수가 없는데 다 듣고 있다가 대답하는 스타일이다. 이주영에게는 오빠 입장에서 이런저런 얘기를 해줬다. 두 배우와는 엔딩신을 같이 찍어서 노르웨이에 함께 갔다. 정말 좋은 시간을 보냈다. 그런데 사진을 별로 안찍는 김동영이 노르웨이에서는 사진을 많이 찍더라. 좀 다른 사람같았다.(웃음)"

류준열은 자신의 연기를 많이 모니터링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유를 물어보니 부끄럽기 때문이라고 답한다. 과거 자신이 출연한 작품도 잘 보지 않는다는 류준열이다.

"모니터를 잘 안한다. 어떻게 해야할지도 모르겠다. 내 과거 작품도 같은 이유로 잘 보지 못한다. 내 연기를 보고 흡족하면 좋을텐데 항상 부끄럽다. 그래서 다시 본 영화가 거의 없다. 최근에 '소셜포비아'를 DVD로 다시봤는데 그 작품은 조금 재미있더라. 내 작품 중 유일하게 다시 본 영화다. 그 연기는 스스로 잘 한 것 같기도 하다. 다시 그런 연기는 못할 것 같다.(웃음)"

류준열은 작품수가 많다. 드라마와 영화를 오가며 소처럼 일한다. '독전' 이전에는 영화 '리틀 포레스트'로 관객을 만났었다. 지금도 한준희 감독의 영화 '뺑반' 작업을 하고 있다. 호흡을 맞추는 배우는 조정석이다.

"'뺑반'에의 내 몫이 작지 않아서 집중하고 있다. 카 액션이 많은 영화다. 조정석 선배도 너무 좋다. 현장의 모든 배우, 스태프들이 열정을 보여주고 있다. 좋은 작품으로 계속 인사드릴 수 있을 것 같다."

'독전'은 흥행에 성공했다. 류준열의 진가를 알아보는 사람들이 더 많아졌다. 류준열의 바쁜 시간이 한동안은 계속될 전망이다.

사진 = NEW 제공 / 영화 '독전' 스틸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