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스타톡] 강승현, 톱모델→신인배우.."본질 잃지 않고 달리겠다"

입력 2018-07-03 10:00 | 수정 2018-07-03 10:00
enews24 오미정 기자


영화 '독전'을 볼 때 원호(조진웅)의 후배형사 소연이 모델 강승현이라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낯익은 얼굴이긴 했는데 그게 톱모델 강승현이었다니. 화장기 없는 피곤한 얼굴로 헐렁한 셔츠를 입고 있는 여자 형사. 강승현이 생애 처음으로 맡은 비중있는 영화 속 캐릭터 소연이었다. '독전'의 흥행과 함께, '모델'이 아닌 '배우' 강승현에 대한 관심도 커졌다.

"영화가 잘 되어서 제가 인터뷰까지 하게 됐다. 너무 기쁘고 감사하다. 저는 영화를 기술 시사, VIP 시사 때 봤다. 사실 관객의 입장으로 영화를 보진 못했다. 나만 보게 되더라. 두번째로 보니까 영화가 좀 전체적으로 보였다. 강한 캐릭터들이 훨훨 날았던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멋있는 배우들의 연기를 볼 수도 있다. 관객 역시 이 영화의 진가를 알아봐 주신 것 같다."

영화에서 강승현은 극적인 반전의 모습을 선보인다. 극중 홍일점 여형사 소연은 잠입 수사를 위해 드레시한 모습으로 변신한다. 남다른 몸매가 그때야 드러났다. 이 반전을 위해 이해영 감독이 강승현을 캐스팅한 것 같았다.


"감독님이 인터뷰에서는 저를 캐스팅한 이유가 자연스러움 때문이라고 하셨다. 소연이라는 캐릭터는 자연스러워야했다. 내가 사실 외모도 튀지 않는다. 오히려 감독님은 내가 알려진 모델이라서 부담스럽다고 하셨다."

강승현이 상업영화에서 제대로된 배역을 맡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영화 '챔피언'에 등장하긴 했지만 배역이 작았다. 하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그가 연기한 소연은 선배 형사 원호(조진웅)를 돕는 형사다. 극중에서의 비중이 꽤 된다.

"소연의 성격을 보여주는 장면이 좀 있었는데 편집이 됐다. 형사라는 것 외에는 보여지는 것이 없어서 아쉬움도 있다. 하지만 영화 전체적으로 볼 때에는 이해영 감독님의 편집이 맞다. 소연은 원호의 든든한 오른팔이다. 나는 소연이 범죄자들과 싸운 후 원호가 '소연아'라고 불렀을 때 '네 괜찮습니다'라고 하는 장면이 소연의 성격을 보여주는 유일한 장면이라고 생각했다. 사수가 이름만 불렀을 뿐인데 괜찮다고 하는 것이다. 소연은 원호 곁을 든든하게 지키는 후배일 것이다."

강승현을 아는 많은 사람들도 강승현이 이 영화에 나왔다는 정보를 모르고 봤다면 소연이 모델 강승현이 맞나 싶었을 것이다. 그만큰 강승현은 자연스럽게 극에 녹아들었다.

"영화를 보고 난 후 사람들이 '누나 나오는지 몰랐다. 처음에는 보고도 아닌가 했다'는 말이 가장 반갑더라. 자연스럽게 봐 주신것이니까. 나는 내 얼굴을 아니까 잘 보였는데,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내 얼굴이 별로 보이지 않나보다.(웃음)"

강승현은 이 캐릭터를 연기하는데 있어 이해영 감독의 도움이 컸다고 전했다.

"이해영 감독님은 본인의 의견도 정확하게 표현해주시지만 배우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도 많이 궁금해하셨다. 그래서 많은 얘기를 나눴다. 꼼꼼하게 보시기 때문에 배우 입장에서는 어렵게 느낄 수도 있지만, 계속 겪다 보면 나 역시 캐릭터를 좀 더 깊게 보게 된다. '챔피언'이란 작품에도 출연했지만 촬영은 '독전'이 먼저였다. 영화는 처음이었던 셈이다. 그런데 그 현장에서 감독님 덕분에 정말 많은 것을 배웠다. 그리고 워낙 성품이 좋으시다. 일할 때에는 집요하지만 따뜻한 면도 많다."

강승현은 이 영화에서 격한 액션 연기를 선보인다. 그런데 이 연기를 모두 대역 없이 했다는 사실이 전해져 화제를 모았다.

"캐스팅이 될 때부터 제 키 때문에 대역을 못쓴다고 들었다. 액션 연기를 해본적이 없어서 자신이 있고 없고를 아예 몰랐다. 4개월 동안 그 장면을 위해 몇백 번을 상대 배우와 합을 맞췄는데도 현장에서는 분위기가 아예 달라져서 중압감이 심했다. 부상도 좀 입었다."

강승현은 이 영화를 통해 조진웅 등 좋은 선배를 만나 행복하다고도 했다. 톱모델이지만 연기자로서는 신예인 강승현. 그는 조진웅, 류준열, 차승원 등 선배 배우들에게 깊은 감사를 전했다.

"조진웅 선배님은 영화 밖에서도 원호의 역할을 했다. 모두를 끌어가는 힘을 가진 배우다. 첫 상업영화에서 조진웅 선배님 같은 분을 만나게 된 것 자체가 행운이다. 같이 연기하는 것만으로도 너무 많은 걸 배웠다. 선배님 덕분에 내가 할 수 있는 것 이상의 것을 했다. 선배님이 원호가 되기 위해 많은 준비를 하시는 것을 보고 많은 것을 느꼈다. 당연히 나도 더 열심히 해야했다.

준열 선배님도 진짜 대단한 사람이다. 류준열은 정말 다양한 에너지가 가득한 배우다. 극 초반에는 락 캐릭터를 소화하기 위해 진짜 락처럼 지냈다. 그래서 좀 오해를 했었다.(웃음) 나중에는 정말 밝은 에너지를 가진 사람이라는 것을 알았다. 왜 많은 사람들이 류준열이라는 배우를 사랑하는지 알 것 같다.

차승원 선배님은 소속사 선배인데다 모델 선배이기도 하지만 제대로 얘기를 나눠본 것은 이번 현장에서가 처음이었다. 그 이전에는 한 번 만난 적이 있다. 차승원이라는 사람은 나에게 너무 먼 존재다. 내가 어릴 때부터 톱모델이셨다. 정말 어려웠는데, 먼저 말을 걸어주셔서 감사했다. 선배님 자체가 후배들에게 감놔라 배놔라 얘기를 하시는 스타일이 아니다. 그런데 그런 선배님이 내가 보낸 문자 인사에 전화를 주셨더라. 정말 놀랐다. 차승원 선배님을 아는 사람들은 알겠지만 그건 정말 드문 일이다. '앞으로 잘 해라'라고 응원해 주셨다.(웃음)"

강승현은 2008 포드 세계 수퍼모델 대회에서 1위에 오르며 포드모델스와 전속계약을 맺었다. 그리고 파리, 밀라노, 뉴욕 등 패션의 도시에서 활동했다. 명실상부 톱 모델이다. 그런 그가 막내 연기자를 자처했다. 그런데 강승현은 전혀 게의치 않는 모습이다.

"모델 활동을 할 때에는 어느 현장에서나 너무 선배가 되어 있더라. 그래서 늘 잘해야한다는 부담이 있었다. 그런데 연기 현장에서는 신인이다. 나보다 나이가 어린 배우도 다 선배들이다. 모델이라는 한가지 일을 오래하면서 내가 새로운 일을 할 수 있을까에 대해 생각하지 못했다. 하지만 계속 신인 모델이 나오고, 나는 계속 올라가야 한다는 부담이 생기면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

어느 순간 '목적지가 어디인데 이렇게 계속 달리지'하는 마음이 들었다. 일을 쫓기면서 하니까 재미도 없고 힘들었다. 새로운 일을 하고 싶었고, 좋은 기회가 생겼다. 모델 일과는 달리 늘 배울수밖에 없는 상황이 너무 좋다. 선배가 많은 현장에 가는 것이 얼마나 즐거운지 모른다. 또 혼자 빛나려 하기보다 함께 만들어가는 현장이 좋다. 이 현장에 가기 위해 혼자 연기학원에 다니면서 많이 준비했다. 앞으로도 계속 연기자 활동을 할 생각이다."

모델 강승현이 아닌 신인 연기자 강승현에게 연기자로서의 목표를 물었다.

"긴 목표는 없다. 지금은 목표를 멀리 잡지 않는다. 하루하루 열심히 살자는 마음이다. 20대 때 어디가 끝일까라는 마음으로 성공을 쫓았다. 그러니까 30대에는 이런 마음이 든다. 대신 '본질은 잃지 말자'는 마음을 갖고 있다. 배우로 어떤 사람이 되고 싶다는 말 자체가 지금은 낯설다. 함부로 말하기도 그렇다. 그냥 나는 열심히 준비를 할 것이고 열심히 오디션을 볼 것이다. 그리고 이번보다 다음이 나을 것이다."

사진 = YG엔터테인먼트 제공/'독전' 스틸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