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스타톡] 밴드 불모지서 21년..뚝심있는 자우림이 건네는 힐링 한줌

입력 2018-06-28 09:57 | 수정 2018-09-18 14:34
enews24 김지연 기자

밴드 불모지 대한민국에서 록밴드로 무려 20년 넘게 명맥을 지켰다. 올해로 데뷔 21년차를 맞은 밴드 자우림(김윤아 이선규 김진만) 얘기다.

카랑카랑한 보컬 김윤아의 음색은 단 한 번만 들어도 잊히지 않을 만큼 독특하다. 이런 보컬의 희소성과 함께 뭔가 목적이 있어서가 아닌, 단지 음악이 좋아 뭉친 20년지기 이선규(기타), 김진만(베이스)이 빚어내는 화합은 듣는 순간 저절로 빠져들게 만든다.
그런 이들이 무려 5년 만에 정규 10집 '자우림'으로 돌아왔다. 지난 2013년 발매한 9집 '굿바이 그리프(Goodbye, grief)' 이후 선보이는 오랜만의 정규앨범이다. 그동안 한 장르에 국한되지 않고 폭넓은 음악적 스펙트럼을 자랑한 자우림의 음악적 진수가 담겼다.

인터뷰 내내 "만족한다"고 말할 정도로 1집부터 9집까지 돌아봤을 때 완성도가 제일 높다. 물론 전 앨범들의 완성도가 떨어진다는 말은 아니다. 다만 시간의 흐름과 함께 음악적으로 성장한 자우림의 '만족스런 현재'가 담겨 있다는 설명이다.


"막내인 10집이 제일 예쁘다. 지향점이 있어서라기 보다는 음악이 좋아 만난 친구들이 모여 밴드를 시작했는데 어느덧 21년이 됐다. 그래서인지 앨범을 만들 때는 스트레스를 받지만 만들고 나면 좋은 CD가 하나 생겼구나 하는 생각에 재밌고 신난다.(이선규)

사실 10집이 제일 완성도가 높은 것 같다. 1집부터 10집까지 조금씩 성장해왔기 때문이다. 그리고 솔직히 말해 1집과 2집은 듣지 않는다. 내가 들어도 노래를 너무 못했다, 하하하.(김윤아)"

말을 함에 있어 거침이 없었다. 김윤아는 자신의 보컬이 독특한 건 알지만 많이 부족하다며 꾸준히 노력하고 있음을 피력했다.
"보컬리스트로 좋은 호흡, 좋은 발성이 중요하다. 사실 나는 좋은 목소리를 타고난 보컬은 아니다. 목소리가 까칠한 편이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이 까칠한 목소리를 더 듣기 좋고 공명을 느끼게 해서 까칠함이 매력적으로 다가갈 수 있을까 고민했다. 앞으로 더 좋아지고 싶은 부분이 많기 때문에 관리를 잘해서 더 좋은 소리로 만들고 싶다."(김윤아)

보컬리스트로서의 이런 욕심과 노력이 지금의 김윤아와 자우림을 만든 것은 아닐까. 현실에 안주하기 보다는 끊임없이 자신들을 채찍질하며 나아가고자 노력하는 김윤아, 이선규, 김진만의 노력이 20년이란 세월 동안 자우림을 대중의 사랑을 받는 밴드로 만들었다.

"연륜이 쌓이면서 바뀐 것 같다. 예전에는 록밴드니까 즉흥적으로 좋은 순간(음악)이 나오면 앨범으로 내야했던 시절이 있다. 그런데 9집부터는 언제 들어도 후회나 찝찝함이 남지 않을 앨범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이게 마지막 앨범이 될 수도 있으니까.(웃음) 그런 식으로 치밀하고 농축된 사운드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덕분에 10집 작업은 그 어느 때보다 고되고 힘들었지만 그래서인지 결과는 더 마음에 든다.(김진만)"

김진만뿐 아니라 김윤아, 이선규의 생각도 꼭 같았다. 10집이라면 응당 9집보다 진일보한 무언가가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 자우림 멤버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이런 마음으로 이번 앨범을 작업했고, 결국 만족할 만한 치열한 고뇌의 산물을 만들어냈다.
"우리 음악이 현실을 잊고 도망갈 시공간이 됐으면 좋겠다. 그 정도로 음악을 듣는 동안 만큼은 나를 잊고 온전히 빠져들 수 있었으면 좋겠다."(김윤아)

데뷔 21년차 자우림이 자신있게 권하는 10집 '자우림'. 어쩌면 그래서 앨범명이 자우림이 됐는지도 모르겠다. 그만큼 좋은 음악이 담겼다. 어느덧 2018년 한해도 중반으로 치닫고 있는 6월의 끝자락, 자우림의 음악이 지친 당신에게 힐링을 건넨다.

사진 제공=인터파크엔터테인먼트